딸 장애 심해 특수학교 그만둬…시간제 약사 일 그만둬
“이웃·가족과 왕래 없고, 코로나19로 더 고립됐을 것”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발달장애를 앓는 딸을 돌봐온 50대 여성이 서울의 주차장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해 숨진 채 발견됐다. 이웃들은 고인이 평소에도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태에서 홀로 딸을 돌봐왔다고 증언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지난 21일 서울의 한 대학교 주차장에서 50대 A씨가 중증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딸 옆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약물 중독에 의해 사망했고 타살 혐의점은 없다고 판단했다. 함께 있던 발달장애 딸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평상시에도 눈에 띄게 어두운 모습을 보였으며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고 한다.
뉴시스에 따르면 A씨의 이웃주민은 “항상 무엇인가 큰 걱정이 꽉 찬 것처럼 굉장히 어두워 보였다”며 “매번 우울한 모습만 보다 보니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그런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다”고 말했다.
또한 A씨는 동네 주민과 대화를 거의 하지 않고 항상 말없이 고개를 푹 숙인 채 다니는 등 이웃과 접촉도 드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 남편이 이따금 왕래했지만 친정 부모들은 나이가 많고 지방에 살아 자주 보지 못했다고 한다. 딸을 제외하곤 다른 가족과의 왕래가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웃주민 B씨는 “부모님들이 80세도 넘어 보이는 고령자들이었다. 아마 명절에 갈 곳도, 올 사람도 없었을 것”이라며 “요즘 코로나19로 딸을 어디 맡기지도 못했을 텐데 그동안 계속 힘들었겠더라”고 안타까워했다.
또한 B씨는 “아침에 딸을 학교 보내며 포옹하는 모습도 종종 봤었다”고 언급하며 생전 A씨가 딸과의 사이가 좋아 보였다는 언급을 했다.
다만 딸은 심한 장애를 앓고 있어 특수학교마저 그만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딸을 돌보기 위해 시간제 약사 일도 멈추고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황에서 홀로 중증장애가 있는 딸을 보살피다가 스트레스와 힘겨움으로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 이웃 주민은 “참 좋은 사람이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돌아가셨을 거다. 우리가 봐도 힘들었겠다 싶어서, 견뎌내지를 못한 게 아닐까 싶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딸은 전남편에게 인계된 것으로 파악됐다. 서대문구청은 딸을 전남편에게 맡길지 시설에서 보호할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승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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