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치과에서 치료를 거부 당할 때마다 진료를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장애인전문치과에서 주기적으로 관리받을 수 있게 돼 삶의 질이 바뀌었습니다. ”(구로구 거주 30세 지적중증장애인 남성)
“장애인 미용실이 생겨서 몇 년 만에 염색을 하네요. 나 같은 사람이 이렇게 미용실에 오니 너무 고맙네요."(노원구 거주 82세 지체장애 여성)
장애·나이·가정형편 등을 이유로 사회에서 소외받던 장애인·저소득층·학교밖 청소년들 사이에서 서울시의 자치구 약자동행 지원사업이 호평을 얻고 있다. 주민들과 밀접한 자치구가 직접 사회적 약자 복지 사업을 기획하면서 지역에 맞는 사업들이 발굴되고 사각지대가 줄고 있다. 사업이 입소문을 타면서 올해 공모에서 자치구 간 치열한 아이디어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약자동행 자치구 지원사업’ 참여 자치구를 모집한다. 서울시가 약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하는 자치구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처음 시행됐다. 지난해 25개구에서 제출한 122개 사업계획 중 27개(20개구)가 선정됐다.
참여자들은 약자동행 사업을 통해 삶이 나아졌다며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구로구의 장애인치과센터다. 지난해 장애인 1723명이 보철·잇몸 치료 등 맞춤형 전문진료를, 1560명이 출장 구강검진을 받았다. 50대 남성 지체장애인 김 모씨는 “양쪽 모두 의수를 사용하고 있어 잇솔질을 제대로 하기 어려웠는데, 구강검진과 양치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만족스럽게 양치질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종로구는 업체 2곳과 제휴해 저소득 장애인 50명에게 맞춤형 의류 제작을 지원하는 ‘당신 하나만을 위하여’ 사업을 진행 중이다. 예를 들어 장루장애인에게는 어느 옷이든 방수 배변주머니 착용이 가능한 탈부착형 의류를 제작해준다. 뇌병변이 심해 전동휠체어 생활을 하는 장애인에게는 체형에 맞는 디자인·재질의 옷을 마련해준다.
김창영기자
출처 : 서울경제 2024 01 29 기사